"와우, 100개는 넘겠죠? 130개 국가라 할게요."
좋은 추측이었지만, 정답은 그보다 10개는 더 되는 숫자이다.
1992년 개편된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던 4635명의 선수들 중에서 손흥민만큼 인정받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손흥민이 데일리메일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하고 5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여전한 것들도 있었다.


그때로 돌아가보면, 손흥민은 당시 자신은 축구 스타가 아니며, 그저 해리 케인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사람이라 했었다.
이제는 다르겠지?
"아니요." 손흥민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여전히 사실이에요. 여전히 해리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건 행운이라 느끼고 있고, 유명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 플레이하고 있는 거에요."
"프리미어리그는 제 삶을 바꿔놓았어요. 아시겠지만 특권이죠. 저는 이 꿈속에 살고 있고 가끔씩은 믿을 수 없기도 해요."
"어린 시절 한국에 있었을땐, 프리미어리그 배지나 주제가, 심지어 축구공까지, 모든게 다 특별했어요."
"그게 25년 전이고 저는 이를 위해 무엇이든 다 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변한건 아무것도 없어요. 훌륭한 일이었습니다."
"여러분들 모두는 앞으로 10년 후에도 해리를 계속 사랑할 것이고 저도 그가 이 모든 기록들을 깨는 동안 함께 플레이했다는게 특별한 일이라 생각할 거에요."
"제가 그를 얼마나 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저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슈퍼스타가 아니라 ' 이 녀석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는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다른건 신경 안써요. 저번 5년전 인터뷰랑 너무 비슷한가요?"
인터뷰를 위해 토트넘의 새 경기장 사무실에서 손흥민을 만나기 전, 손흥민은 주차장 한 곳에서 클럽 커뮤니티 행사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 분명 슈퍼스타의 모습은 아니다.
다시 피치 위의 일들로 돌아오면, 이번 시즌은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4골만 득점중이며 그 중 3골은 9월 레스터 시티전 한경기에서 나온 골들이다.
그가 변명을 하려했다면 변명의 여지는 있다.
11월에 입은 안와 골절 부상으로 그는 100%가 아닌 상태로 월드컵에 갔다.
힘든 시즌이었다.
"그걸 탓하진 않아요. 단지 엄청 좌절했을 뿐이었죠."
"그때 그러지 않았다면 아마 미쳐버렸을거에요."
"이거에 대해선 솔직해요. 팀에 도움을 줄 기회는 있을 테지만 지난 시즌처럼은 못 할 거 같아요."


"어렵죠. 저는 항상 제 경기들을 다시 보고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며 더 잘 할 수 있는게 뭔지 찾으려고 해요."
"지난 몇 년간 잊지 못할 시간들을 보냈지만 때로는 안좋은 시기가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며 지금은 그저 긍정적으로 말하려 해요."
"팬들이 저에게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걸 알아요."
"팬분들이 비판하는 것에 100% 동의하며 팀과 클럽에게 미안해요."
"지난 몇년간 잘해왔기에 기대가 높죠. 저는 다시 해내야 해요."
토트넘에서 있었던 7년반이라는 기간 동안 손흥민에 대한 기준은 높아져 갔다.
이전 두 시즌 동안 손흥민은 리그에서 40골을 득점했고, 그와 케인의 파트너쉽은 유럽에서 가장 파괴적인 조합 중 하나였다.
둘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월드컵에서 돌아왔다.
손흥민은 완벽한 몸상태가 아님에도 브라질에게 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던 한국의 주장을 맡았다.
반면 케인은 8강에서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솔직히 말하면 월드컵을 치를 100% 몸상태는 아니었어요."
"시간이 있었다면 더 회복할 시간을 가졌을 거에요. 하지만...저는 5년간 우리나라의 주장이었고 선수들과 함께 모든 예선과정을 함께 했기에...글쎄요. 월드컵 기회를 놓치는 건 제게 악몽과도 같은 일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저를 필요로 한다면 저는 그들을 위해 모든 걸 다 할 거에요."
"해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도 이란전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그 문제를 안고 8강까지 팀을 이끌었죠."
"잉글랜드가 패했을때 전 한국에 있었어요. 만약 경기를 결정지을 마지막 순간 페널티킥이 주어진다면 저는 해리를 믿을 거에요. 모두들 마찬가지일테구요."
"해리를 상대했던건 요리스였죠. 마찬가지로 제 동료죠. 전 그저 그 누구도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랬어요. 도저히 볼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후에 영상을 보았고 저는 그저 해리를 혼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제가 그를 응원한다는 걸 아니까요. 우리는 몇년동안 최고의 파트너쉽을 가져왔기에 지켜보기가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그 기분을 뭐라 설명하기도 어려워 문자도 할 수 없었어요. 제가 그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요?"
손흥민은 성실한 선수이다. 모든 팀들은 손흥민과 같은 선수가 필요하며, 그같은 선수가 한 명 이상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올시즌 토트넘은 현재 1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탑4에 승점 2점 뒤져있는 상태로, 손흥민은 좌절하지 않고 시즌을 마치려면 토트넘이 지난 시즌과 같은 질주를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다.
토트넘의 감독 안토니오 콘테는 담낭 수술 이후 회복을 위해 이탈리아에 남게 되었지만 손흥민은 콘테가 이번 시즌이 어떻게 마무리되길 바라는지 알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우린 믿어야 하며 전에도 해낸 적이 있잖아요."
"더 좋은 상황에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잘 보세요, 감독님은 현재 개인적인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며 우린 그에게 무언가를 돌려줄 필요가 있어요."


"감독님은 제게 모든 것을 주었기에 정말로 죄송하며 그가 받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되돌려 드리고 싶어요."
"감독님에게 항상 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우리는 좋은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힘든 시기에 함께 하며 단결된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그게 가장 중요한 거에요."
손흥민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은 어떨까? 만약 아스날이 리그에서 우승한다면?
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이 최고라는 사실이 중요한가?
"그들은 아니에요."
손흥민은 맨시티가 골득실이 한참 앞서 있음을 언급하며 미소지었다.
그리고 그 대답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5년 뒤에 또 봐요."
손흥민은 5년전과 여전히 똑같았다.
'축구( The Football) > 해외 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Athletic] 뱅상 콤파니 휘하의 번리 : 챔피언쉽의 맨체스터 시티 (0) | 2023.02.25 |
---|---|
[90min] 교수는 말했다 "UEFA는 필요없다" (0) | 2023.02.18 |
[M.E.N 전문] 카세미루: "인생에는 목표도, 도전도 필요합니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게 제 삶의 도전입니다." (0) | 2023.01.31 |
[골닷컴] 리버풀에서 한 시대의 종말인가? 헨더슨과 파비뉴의 부진은 클롭에게 큰 결단을 남겨놓게 한다 (0) | 2023.01.28 |
[디애슬레틱] 슬픔에 잠긴 안토니오 콘테."'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0) | 2023.01.21 |